우리는 일상 금융생활에서 금리의 개념을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하면서도 이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의외로 많지 않다. 금리란 자금수요자가 자금공급자에게 자금을 빌린 데에 대한 대가로 지급하는 가격을 의미한다. 금리의 여러 가지 개념 중 대표적인 것이 명목금리와 실질금리이다.

명목금리(nominal interest rate)는 화폐의 가치변동을 고려하지 않은 금리이며, 실질금리(real interest rate)는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금리를 말한다. 이는 피셔방정식(Fisher equation, 실질금리(ir)≒명목금리(i)_기대물가상승률(πe))에 근거를 두고 있다. 1년 만기 정기예금의 명목금리가 연 4%일 경우 물가상승률이 연 2.5%라고 하면 실질금리는 약 연 1.5%이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보다 비교적 안정적이며, 인플레이션이 심할 경우 음(negative)의 금리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실질금리는 명목금리보다 더욱 정확하게 자금의 수급을 반영한다. 대개 금융거래에서의 계산은 명목금리로 하지만 실제로 기업이 투자를 하거나 개인이 예금할 때는 실질금리가 얼마가 될 것인가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2017년 초부터 물가가 오르자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감산영향 등으로 최근 배럴당 50달러 대로 상승했고, 다른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라는 의미는 예금을 해도 실질적으로 이자 수익이 없다는 이야기다. 한국은행 통계에 의하면 2016년 12월 예금은행의 저축성수신 가중평균 금리는 1.56%였다. 은행에 1억 원을 맡겨 놓으면 156만원의 연간 이자소익을 얻는데 여기서 이자소득세(14%), 주민세(1.4%) 등을 빼면 실제 예금자들이 손에 쥐는 실질실효이자율은 1%대 초반에 불과하다. 2017년 1월 2% 수준의 소비자물가를 고려하면 은행에 돈을 맡겨 놓은 예금자들은 앉은 자리에서 연간 1%에 가까운 돈을 실제 손해를 보게 되는 셈이다. 

< 최근의 은행 정기예금 실질금리 추이 >

                    자료 : 한국은행

                   주 : 실질금리 = 은행 정기예금(6개월~1년) 금리 - 소비자물가등락률

                       실질실효금리 = 은행 정기예금(6개월~1년) 금리*(1-0.154) - 소비자물가등락률